생의 관계를 다룬 <어면순>이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. 걍 현대로
치면 야설 비슷한거임.
서울 출신의 어느 양반가 자제가 영남 지방으로 놀러 갔다가 한 기
녀를 매우 사랑하게 되었다. 집으로 돌아가야 하 시간이 되자 선비
는 짐짓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.
"네 몸에 지닌 물건을 잘라서 주면 그것을 정표로 삼겠다."
기녀가 머리카락을 잘라서 주니, 그가 받지 않으며 말했다.
"아니다. 이 물건은 적절하지가 않다."
기녀가 음모 를 잘라서 주었지만, 이번에도 그는 받지 않으
며 말했다.
"이것은 모두 외적인 것에 불과하니 적절하지 않다. 오직 너만이
줄 수 있는 특별한 것을 정표로 삼고 싶구나."
이에 기녀가 쪼그리고 앉아 똥을 싼 뒤 그것을 주자, 선비는 몇 겹
으로 싸고 또 싸서 가죽띠로 소중하게 두르고는 눈물을 흘리며 떠
났다.
선비는 기녀의 똥이 들어 있는 뭉치를 하인에게 맡기고, 국을 끓일
때 조금씩 잘라서 넣도록 명했다. 하인은 주인의 명에 따라 기녀의
똥을 조금씩 타서 국을 끓였고, 선비는 국을 먹을 때마다 남쪽을 바
라보며 눈물을 지었다. 어느덧 서울 가까이 이르러 한강을 건너게
되자, 선비는 뒤따르는 하인에게 물었다.
"국에 타 먹던 똥 얼마나 남았는고?"
이에 하인이 대답했다.
"그거 다 떨어졌습니다. 그래서 어제 저녁부터는 소인의 똥을 넣고
끓였습니다."
말 위에 앉아 있던 선비는 그말을 듣고는 얼굴을 찡그리며 토악질
을 멈추지 못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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